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길이길이 남을 영화 속 명대사 인데요.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말을 떠올리니 생각 났습니다. 아마 이제는 역사속에만 남아있을 대사 같은데요. 지난 6월 새 정부 출범이후 블라인드 채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블라인드 채용의 요지는 말 그대로 모든 선입견을 배제하고 오직 실력으로 합격 불합격을 구분 하겠다는 것입니다. 스펙, 학벌, 지역, 혈연 등 취업 서류를 평가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후광효과 및 기타 평가의 왜곡을 막아 보겠다는 것이지요.
최근 많은 기업들이 블라인드 채용에 동의하여 실제 하반기 취업에서도 서류 작성 항목을 이전과 다르게 변형 하는등에 변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기업 및 공공기관에 도입으로 시작되었지만 사기업에 까지 시행되고 있는 실정 입니다. 물론 여전히 가족사항이나 세부적인 인적사항이 지원서에 개재가 되어 있는 기업도 있습니다. 또한 외국어 성적, 자격증 등 스펙을 작성할 수 있게 되어있으며, 가산점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거 논란이 되었던 혈액형, 본적, 증명 사진 등은 사실상 지원서에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실효성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가 엇갈립니다. 우선 불필요한 스펙에 목매지 않아 좋다는 것, 좋은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기회를 균등하게 가질 수 있어 공평한 공리주의에 맞다는 찬성 의견들입니다. 하지만 반대의견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극단적인 블라인드 채용시에는 사실상 지원자를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은 면접 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면접이라는 것은 짧은 시간에 지원자의 인성이나 직무역량 등을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 시간에 지원자의 면모를 분석하기란 정말 어렵다고 합니다. 때문에 말 그대로 '말 잘하고 인상이 좋은' 지원자가 유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블라인드 채용 1년차 아직은 갈길이 멀어 보입니다. 여전히 사회 주요 인사들의 친인척 공기업 채용비리 등은 적지않게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죠. 제 아무리 블라인드 채용일지라도 해당 기업의 인사처 직원들이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100% 블라인드 채용은 쉽지가 않을 것입니다. 모든게 사람이 하는일인데 기계처럼 감정을 배제하고 완벽할 수는 없는것이죠.
저는 우선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반정도만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학연, 지연, 혈연, 외모, 집안배경 등을 배제 하는 것은 전적으로 찬성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스펙에 대해서는 입장이 조금 다릅니다. 불필요할 수 있는 스펙이지만 어느정도 갖추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토익점수가 높다고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토익 시험을 준비해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실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익시험을 쳐서 좋은 점수를 따는 것은 일종의 '정성'과 '성의'를 갖추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참가권' 같은 개념이죠. 물론 토익시험에 대해 옹호 하는 것은 아닙니다. 편하게 예를 든 것 뿐입니다.
핵심은 동떨어진 스펙이 아닌 관련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 스펙을 요구하는 것은 괜찮다 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토익시험이나 컴퓨터 자격증, 역사 자격증, 기타 직무자격증, 봉사시간 확인서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지원자의 노력과 성실성을 가늠해 볼수 있는 장치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에 면접이나 기타 필기시험으로 지원자를 심층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좀 더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블라인드 채용에 찬성 반대에 대한 포스팅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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